대전환기 맞은 전력 산업…AC(교류) 아닌 DC(직류)가 대세
- 전기박사신문
- 2024-11-25 09: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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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DC 시장 2025년 약 25조원 2030년 32조원 규모로 성장
데이터센터에 직류 전력망 도입 시 투자비 ･전기요금 절감 효과 기대
AC/DC 변환 효율 개선되면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도
한전, 민간과 제휴 대규모 사업 개발 관련기술 표준화 대규모 실증 계획
국내 송전선로 모습[제공=연합뉴스]
19세기 말 전기가 새 에너지로 부상하면서 니콜라 테슬라와 토마스 에디슨은 근대사회를 주도할 전원 형태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커런트 워(Current War)’라고도 불리는 이 전류 전쟁은 직류(DC)와 교류(AC) 중 어떤 것을 전기 시스템 표준으로 결정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에디슨은 DC의 안전성을, 테슬라는 AC의 경제성을 강조했다. 그 당시 직류는 전기를 멀리 보내는 것이 어려워 전기를 소비하는 지역과 가깝게 발전소를 설치해야 했다. 반면 교류는 각 지역에서 변압기로 전압을 바꿔주기만 하면 사용이 용이했다. 이러한 교류의 장점이 널리 퍼져 교류가 전력 시스템의 표준이 되면서 현재까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와 에디슨 간 경쟁이 140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기술의 발전은 물론이고 전력산업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태양광, 연료전지 등의 DC형 전원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또한 전자기기의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DC 기술의 장점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전력 환경 변화로 AC보다 DC가 더 효율적…전환 움직임 주목
DC 전력 전송은 교류 전력을 직류 전력으로 변환해 전송하는 기술을 말한다. AC 전력계통과 비교할 때 DC 전력계통은 주파수 안정도, 무효전력 및 AC 손실과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으며 고객측의 효율성과 신뢰성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부하의 급격한 증가와 신재생 에너지원의 수요가 점차 커짐에 따라 DC 전력계통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전력계통 구성도[제공=한전]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계통은 AC 기반이며 일반적으로 발전소(765kV, 345kV)-송전선로-1차 변전소-송전선로(154kV)-2차 변전소-배전선로(22.9kV)-변압기(220V)-소비자의 순으로 구성돼 있다.
전력계통은 AC에서 DC로 전환하게 되면 전력변환(AC/DC) 단계의 감소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전력변환으로 인한 손실을 줄여 10~15%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C는 전력선의 절연성능을 낮출 수 있어 교류보다 경제적이고 선로구성비용의 절감도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에너지 효율향상으로 인해 전기요금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DC배전은 더 많은 전력 전송이 가능하고 장거리 송전이 유리하다. 전선, 케이블의 저항 성분이 적어 AC대비 전력 손실 및 전압 강하가 낮고 전력 변환단계를 축소해 전력시스템의 연계 효율을 향상시키고 설비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C는 전압 등급에 따라 HVDC(High Voltage DC), MVDC(Medium Voltage DC), LVDC(Low Voltage DC)로 구분한다.
직류배전으로 분류되는 MVDC는 장거리 중전압(1.5kV~100kV) 직류송전 기술로 재생에너지 연계가 많은 용량 부족 배전계통 등에 공급이 가능하나, 현재 기술개발은 초기 단계에 있다. LVDC는 단거리 저전압(1.5kV이하) 직류송전 기술로 마이크로그리드(MG)와 같은 소규모 계통 및 대용량 직류부하 고객의 내선 등에 적용이 가능하며 이 기술 또한 상용화 초기단계에 있다.
오늘날 배전 환경은 탈탄소화에 따라 태양광 등 인버터 기반의 직류전원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지역단위의 MG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고객측에서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직류부하를 사용하는 IT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DC 시장은 계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 약 25조원, 2030년 3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직류배전(MV, LV)은 2025년 기준 6조9000억원(27.7%)의 시장규모로 추정된다. MVDC의 주요 적용 분야는 데이터센터, 전력망, 철도, 풍력 연계 및 전기선박 등이며, LVDC의 주요 적용 분야는 건물, M/G, EVC 등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라 영국에서는 기존 배전철탑 2회선 중 1회선을 ±27kV 직류 적용으로 용량을 상향했으며(AC 13MVA → DC 17MVA), 미국은 대용량 전기차 충전(EVC)을 공급하기 위해 MVDC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MVDC 계통을 구성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EVC 등에 직류전원 공급을 위한 LVDC 연계운전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MVDC+LVDC 모델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국내서도 DC 대체 움직임 활발
한전이 실증중인 모델별 사업[제공=한전]
한국전력도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DC로의 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현재의 배전 시스템을 AC에서 DC로 교체하는 MVDC/L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 Low Voltage Direct Current)의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 측은 미래전력 공급방식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력 소비의 효율화로 에너지 절감에 기여함으로써 국내 에너지 산업계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그동안 직류배전 기술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먼저 HVDC 사업의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2020년~2022년)을 통해 기존 교류 배전기자재를 활용한 직류 공급 테스트베드 구축 및 실증을 주도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차세대 AC/DC 하이브리드(Hybrid) 배전 네트워크 사업(2022년~2028년)을 통해 AC/DC 복합망 설계, 해석 및 운영 기술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앞으로도 정부 주도사업에 참여해 대규모 신재생 연계 및 장거리 대용량 부하 공급을 위한 실계통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LVDC 기술개발은 2021년 진도군 서거차도에 DC 아일랜드(70가구, 총 60kW)를 구축해 직류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교류시스템 대비 10%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확인했다. 2023년에는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 1MW급 직류배전 공급시스템을 현대중공업 글로벌 R&D센터에 구축해 상용운전을 개시했다.
한전은 현재의 기술수준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장거리 대용량 전력전송방식 ▲근거리 대용량 직류공급방식 ▲도서지역의 직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DC 부하의 직접 직류공급방식 등 네 가지 직류배전 모델을 발굴해 추진할 예정이다.
한전은 앞으로 자체 역량으로 가능한 사업모델을 우선 개발하고 민간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랜드마크형 사업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와 협의해 직류배전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술 표준화와 대규모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한전은 민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대규모 랜드마크형 사업을 개발하고 직류 배전 활성화를 위한 관련 기술 표준화와 대규모 실증을 정부와 함께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공급여력이 부족한 비금도 태양광(접속대기 60MW)에 MVAC를 건설할 경우 투자비 1023억원(대용량 AC 배전선로 4회선)이 드는 반면, MVDC는 투자비 618억원(DC 선로 2회선, 컨버터 2)이 들어 약 400억원의 비용 절감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 직류 전력망을 도입할 경우 한전 투자비 절감과 더불어 소비자 측면에서도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AC/DC 변환 효율이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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