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계통안정화 ESS 완성...한전, 1.7GW 규모까지 키운다

전기박사신문
2024-09-27 09: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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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부북변전소 336MW 포함 총 978MW 구축 완료

주파수조정용 400MW 더해 300MW 추가 보급 예정

발전제약 완화와 전력수급 안정 기대

한국전력이 경남 밀양 부북변전소에 구축한 336MW급 계통안정화용 ESS 설비 전경. [사진=김진후 기자]

한국전력이 총 978MW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전국에 배치하고, 적극적인 계통안정화에 돌입한다. 이에 따른 경제효과만 연간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한전은 2028년까지 300MW 규모의 ESS를 추가 보급해 캐즘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ESS, 배터리 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한전은 지난 2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154kV급 부북변전소에서 계통안정화 ESS 건설사업의 최종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8월 최초 가압을 시작한 영주변전소 56MW ESS를 시작으로 ▲함양변전소(56MW) ▲예산변전소(82MW) ▲신남원변전소(112MW) ▲영천변전소(336MW)와 마지막으로 부북변전소에 설치된 336MW급 ESS까지 총 6개 변전소, 전체 978MW 규모로 추진됐다.

이번 사업은 송전사업자인 한전이 주파수 조정과 발전제약을 완화하기 위해 ESS 신규설비에 직접 투자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업비는 총 8294억원이지만, 계통안정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등으로 연간 3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발전제약(출력제어)으로 시름하고 있는 지역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동해안은 물론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발전제약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한울1호기 원자력발전소가 계통에 연계된 2022년 11월 이후 제약이 커지며 올해에만 6.4GW의 발전제약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소할 수 있는 HVDC 사업은 민원 등에 따라 적기 준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계통안정화용 ESS는 전력망 건설 지연에 따른 발전제약을 완화(최대 1GW)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 평가를 받는다. 당장 동해안의 원전 및 석탄발전기의 제약 완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간헐성 높은 재생에너지에 대응해 수용능력을 높일 수 있고 계통의 신뢰도도 제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출력 변동폭을 최소화할 경우 주파수 안정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계통 주파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고장상황에서도 부북 ESS와 같은 대규모 ESS가 유효전력을 신속히 공급하면 주파수를 회복해 대규모 정전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북변전소의 ESS 제어설비가 자동으로 충방전을 반복하며 계통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이번 사업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기존 변전소 내 철탑·변압기 등 다수를 옥내화해 별도의 부지확보 및 관련 민원을 최소화한 점이다. 이는 사업비 절감과 사업기간 단축 효과로 이어졌다.

이번 사업에서 한전이 계통안정화용 ESS를 표준화한 것도 특징이다. 4.37MWh 배터리 컨테이너 및 PCS 14개로 구성된 56MW급 ESS는 내부에 캐비닛형 자동소화 설비와 공조설비를 갖췄다. ESS 설비동에서는 주변 계통 여건에 따라 자동으로 충전과 방전을 가능케 하는 모니터링 및 제어설비가 도입됐다.

한전 관계자는 “제어기와 통신기를 모두 이중화하며 비상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며 “또 배터리 예방진단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셀 단위로 실시간 감시가 이뤄지고, 데이터를 저장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를 바탕으로 6개 변전소 중 5곳에 300MW의 ESS를 추가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보급된 1GW의 계통안정화 ESS와 주파수 조정용 ESS 400MW를 합하면 총 1.7GW에 달하는 용량이다. 향후 전력망 건설이 완료된 이후에는 주파수 조정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철수 한국전력 전력그리드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이번 사업의 대미를 장식한 부북 ESS는 밀양 나노산단 전력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전과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협업하며 적극적인 부지 제공과 인허가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에는 LG전자,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중전기기 업체 등 14곳이 참여해 변동성 완화 및 계통신뢰도 유지에 힘을 보탰다.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장은 “세계적으로 ESS 건설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우리 정부도 ESS 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리튬이온 외에도 다양한 소재, 장주기 및 대용량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술개발도 병행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예상치 못한 수요 급증을 보인 현재 더욱 강건하고 유연한 전력시스템 구축을 위해 꼼꼼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계통안정화용 ESS 건설사업 준공식에 참석한 주요 귀빈들이 준공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안병구 밀양시장, 경남도 류명현 산업통상국장, 경남도 조인종 도의원, 한전 서철수 전력계통부사장, 산업부 신산업분산에너지 박상희 과장)

서철수 한전 전력그리드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산업,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산업부문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직면한 과제가 많은 여건 속에서 계통안정화 ESS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선택”이라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력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 삶의 질 향상, 나아가 에너지 대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