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낮았던 체코 원전 수주전…‘온타임 위딘 버짓’ 전략 관통
- 전기박사신문
- 2024-07-22 15: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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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프랑스 제친 배경에는 ‘제 시간 내 경제적 건설’ K-원전 보증수표 인정받아
尹 대통령·산업부 장관 정부 차원 외교전도 한몫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쾌거는 ‘온타임 위딘버짓(on time & within budget;정해진 예산 내 적기 시공)’,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대형 원전 건설을 적기에 가장 경제적이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K-원전’의 보증수표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15년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 것이다.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 보도자료에서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한수원의 ‘온타임 위딘버짓’ 전략이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요제프 시켈라 장관은 “우선협상대상자(팀코리아)는 더 나은 가격과 더 안정적인 비용 관리 보장, 전체 프로젝트 일정을 제시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성협상자 발표 전까지 프랑스가 수주전에서는 더 유리할 것으로 관측돼왔다. 유럽에서의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에 더해 체코와 같은 유럽연합(EU)이라는 점 등을 들어 프랑스가 한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사업을 따 낼 수 있었던 데는 팀코리아만이 가진 ‘온타임 위딘버짓’ 전략이 주효했다.
팀 코리아는 정해진 예산으로 공사 기간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으로 세계에 익히 정평이 나 있다. ‘공기 지연’은 곧 추가 비용 발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같은 대형사업 수주전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200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1∼4호기, 국내 새울 2호기, 신한울 1·2호기, 새울 3·4호기 등 최대 9기의 원전을 동시에 적기 건설한 경험도 있다.
높은 기술력 대비 저렴한 가격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돼는 데 상당한 몫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수원이 이번 수주전에 내세운 APR1000모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건설 단가다. 건설단가가 9조 원 안팎인 APR1000은 15조~16조 원으로 예상되는 EDF의 EPR1200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계원자력협회(WNA) 조사 결과를 봐도 2021년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571달러로 미국(5833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 경쟁국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체코 최종입찰서류를 제출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제공=한수원]
팀 코리아가 수주전에 총력을 다하는 것에 더해 정부의 물밑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월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한미 원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같은 달 체코를 방문해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 즈비넥 스타뉴라 재무부 장관 등 체코 정부 주요 인사들을 면담하기도 했다.
안 장관은 18일 브리핑을 열고 “2022년 3월 체코 원전 입찰이 개시될 당시만 해도 세계 유수 사업자들만의 각축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팀코리아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2년 동안 한수원과 원전 협력업체, 원자력 학계와 연구기관, 정부 부처 및 지원 기관들이 모두 나서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자력산업에 필수적인 기술력과 국제적인 신뢰, 그리고 산업 경쟁력은 팀코리아의 최대 강점이었다”면서 “지난 50여년 간의 원전사업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 UAE 바라카에서의 성공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전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정부 차원의 총력전은 계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 컨벤션센터(WCC)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와 연말까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3월쯤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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