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전력수요 찍은 지 한 달도 안 됐는데…전력당국은 추석 최저 수요 ‘걱정’
- 전기박사신문
- 2024-09-04 09: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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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늦더위 예상으로 9월 1~2주 발전기 정비 늦춰가며 수급 대응
3주에 추석연휴 최저수요 예측…1주 만에 정반대 수급 대응책 마련해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1 경기도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전력관제센터에서 열린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전력당국이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전력시장을 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9월 1~2주에도 늦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력수급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늦더위가 끝나는 9월 셋째 주 추석연휴가 찾아오면 최저전력수요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늦더위로 전력수요가 계속 높게 유지될 가능성에 대비해 9월 발전기 정비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신규 건설된 시운전 발전기 등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상청은 9월 1~2주에 평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여름철 집중관리 기간(7월 셋째 주~8월 셋째 주)에는 발전설비를 최대로 가동하고 여름이 끝나갈 무렵 9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전기를 순차적으로 정비해 동계 전력수급 대책기간 전까지 정상복귀하도록 한다. 하지만 9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도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 예보에 따라 산업부는 9월 발전기 정비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9월에도 전력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데는 최대전력수요 발생 실적이 올해 심상치 않은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올여름은 여름철 최대수요 실적을 연일 경신했다. ▲8월 5일(93.8GW) ▲8월 12일(94.5GW) ▲8월 13일(94.6GW) ▲8월 19일(95.6GW) ▲8월 20일(97.1GW) 등 무려 5번이나 갈아 치웠다. 총수요 역시 2020년에는 92.8GW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한 뒤 올여름 103.5GW를 기록하며 2020년과 비교해 10.7GW(11.5%)나 증가했다.
산업부는 9월 1~2주에도 지난해를 웃도는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전력당국이 최고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나면 곧바로 최저전력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9월 셋째 주에 주말을 포함 5일간의 추석연휴에 돌입하면 최저수요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연휴 간 최저 전력수요가 38GW까지 떨어지면서 전력수요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그해 여름철에 기록한 최대전력수요(8월7일) 93.6GW와 비교하면 55.6GW 이상 차이가 나는 규모다.
전기는 수요보다 공급이 모자라도 문제지만 공급이 너무 많아질 경우에도 송·배전망이 감당하지 못해 대정전(블랙아웃)을 일으킬 수 있다. 국내에서 안정적 전기공급은 특정 주파수(국내 정격치 60㎐) 실시간 유지가 관건이다. 가정용·상업용·산업용 부하(수요)가 발전소에서 생산된 발전량(공급)보다 낮을 경우 주파수가 상승하며, 부하가 높을 경우 주파수는 하락하게 된다. 주파수가 정격치인 60㎐를 크게 벗어나게 되면, 발전기 연쇄 고장 등으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정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문제는 최근 태양광을 필두로 신재생 발전 설비 용량이 크게 늘면서 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봄·가을철에 전력 공급 및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과제가 됐다.
태양광 설비용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GW 수준에 불과했던 태양광 설비는 ▲2017년 5.1GW ▲2019년 12.8GW ▲2021년 22.1GW로 늘어나 지난해 28.9GW까지 급증했다.
출력을 조절할 수 없는 태양광 발전소가 급격히 늘어나며 낮은 전력수요와 함께 봄·가을철 계통운영 난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추석연휴가 9월 말에 있어 전력당국이 최저전력수요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추석은 여름철 늦더위가 끝나자마자 있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9월 1~2주까지 발전소 정비 일정 지연 등을 통해 전력을 최대치로 확보하자마자 1주 만에 발전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국내 전력 시스템은 전력수급 부족 대응 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앞으로는 경부하기의 전력 과잉에도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면서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화 시대에 맞춰 계통운영 절차와 체계를 혁신하고 시장 개편 작업도 추진해야 대정전 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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