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개편 본게임 첫 날…주말·계절적 영향 겹쳐 제주선 마이너스 가격
- 전기박사신문
- 2024-06-03 1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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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제주 시범사업 시행 이후 6월 실정산 시작...재생에너지 입지신호 ↑
1일 제주지역 SMP는 -75.58원/kWh까지 발생...하루 평균 가격 72.68원
전력시장 개편이 본게임에 접어든 첫 날, 제주지역에서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하는 등 효과를 보였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정동희)는 1일부터 제주도에서 시행 중인 ▲실시간 시장 ▲예비력 시장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의 시범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3월 첫 도입한 이래 모의운영 형태로 진행해 온 사업에 1일부터 실정산까지 적용한 것.
본게임이 시작된 첫 날 제주지역의 계통한계가격(SMP)은 큰 변화를 보였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일 제주지역 SMP는 12시와 13시, 14시까지 3시간에 걸쳐 -75.58원/kWh를 기록했다. 11시와 15시, 16시까지 3시간의 전력도매가격도 0원이었다. 이 시간대에 전기를 판매한 사업자는 SMP를 정산받지 못하거나, 반대로 kWh당 75.58원을 토해내야 한다.
이날 하루 평균 SMP는 72.68원/kWh를 기록했다. 한 주 전 토요일인 5월 25일 일평균 가격인 105.54원/kWh 대비 31.1%(32.86원) 하락한 수치다.
다만 사업자들은 평일의 SMP 하락은 1일만큼 역동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개월 간의 시범사업에서 떨어진 SMP가 kWh당 1~3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SMP가 하락한 것을 두고 실정산이 시작된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은 제주지역의 3MW 이상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혹은 가상발전소(VPP) 사업자들이 LNG 화력발전 등과 같이 하루전시장에서 가격을 입찰해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끔 하는 제도다.
연료비가 0원인 재생에너지 특성상 사업자들은 입찰시장에 전력적으로 가격을 써낼 수 있다. 하루전시장에서 최대 kWh당 0원까지 투찰할 수 있으며,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를 고려해 보조금 개념인 신재생에너지 REC 수익을 다소 낮춰서라도 마이너스 가격에 낙찰을 받을지, 해당 시간대에 발전을 포기할지 전략을 세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동안 출력제어량과 대상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온 전력거래소 역시 낙찰받지 못한 발전소를 출력제어하면 되기 때문에 기준을 명확히 세울 수 있게 됐다.
실정산이 본격화된 첫 날인 지난 1일은 계절상 봄으로 전력수요가 한 해 중 가장 낮은 시기다. 그중에서도 수요가 더욱 낮은 주말이었던 만큼 재생에너지가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는 정오를 전후로 대부분의 전력생산을 담당하면서 도매가격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
전력거래소의 시범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전력시장 전환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제주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추진된 시범사업이 추후에는 육지까지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화력발전소 중심으로 마련됐던 전력시장 제도가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의 확대를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전력거래소 등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먼저 국내에는 아직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출력제어 시간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1년 8760시간 가운데 지난해 1년 간 제주에서 출력제어가 발생한 시간은 약 500시간 정도다. 당장은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정산금에서 SMP와 REC와 함께 용량요금(CP)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출력제어를 감안해도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재생에너지 증가와 함께 출력제어 시간대가 늘어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력거래소는 이 같은 업계의 우려를 두고 입찰시장 도입은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입지 신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인만큼 시장과 계통여건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제반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사업 인허가를 남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업자 스스로 마이너스 가격에 따른 손실과 계통여건 등을 충분히 감안해 사업을 결정, 인허가를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모든 것이 시장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환경으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업계는 또 앞으로 논의될 임밸런스 패널티 부분에서도 정부와 적지 않은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재생에너지는 입찰시장에서 발전량 예측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관련 예측치와 발전량 간 차이가 일정 이상 발생할 경우 부과되는 임밸런스 패널티를 줄이기 위해 VPP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투자 등의 비용이 발생할텐데 현재 제공되는 CP가 이 비용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입찰시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력당국과 사업자 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업의 인허가를 기존처럼 남발한다면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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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79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