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탄 SK하이닉스, 또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하락한 이유…AI 투자 지속성 논란
- 전기박사신문
- 2024-07-31 11: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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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는 전기신문에서 취재·작성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으로 연간 영업익 최고치 경신 가능성 높아져
HBM3E와 QLC 낸드 등 AI 최적화한 메모리 솔루션 덕분
그러나 주가 급락, 빅테크 AI 투자 '피크 아웃' 우려에 미국 증시와 함께 떨어져
SK하이닉스 등 업계는 오히려 '공급 부족'에 무게, 증산 경쟁 본격화 전망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공개한 AI 반도체 제품군 [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가며 'AI 붐'으로 인한 반도체 열풍을 재확인했다. 여전히 범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한 의문으로 주가는 급락했지만, 시장은 새로운 '슈퍼 사이클'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16조4233억원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도 2018년 이후 6년만에 5조원대를 회복하며 연간 최고 기록인 20조8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높였다.
비결은 단연 HBM. SK하이닉스는 올해 말 HBM3E를 공급할 유일한 업체다. HBM 매출이 전분기보다도 80%, 전년 동기보다는 250% 이상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 AI 메모리 주도한 SK하이닉스
HBM은 고대역폭메모리로, D램에 구멍을 뚫어 여러개 쌓는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 규모와 용량을 크게 늘린 제품이다. 가격이 매우 비싸지만, 많은 연산을 필요로 하는 AI 반도체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대안이 없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력에서 업계 최고로 손꼽힌다. D램 접합부에 필름을 끼우는 대신 한동안 쓰이지 않았던 패키징 기술, 액체 물질을 넣어 굳히는 'MR-Muf'를 개선해 도입하면서 수율과 성능을 모두 충족했다.
SK하이닉스는 eSSD를 바탕으로 낸드 사업에서도 성과를 높였다. 전분기보다 매출이 50% 가량 증가, 이를 통해 실적이 부진했던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도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통해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도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eSSD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eSSD는 기업용 서버를 겨냥한 저장장치로,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해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QLC 타입 수요가 높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자회사 솔리다임이 중국 다롄 공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60TB QLC eSSD를 생산 중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내 HBM3E를 양산하고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하는 등 AI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2Gb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도 새로운 무기로 제시했다.
잰슨 황 엔비디아 CEO가 컴퓨텍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 AI '피크아웃' 우려에 주가는 하락
그럼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장이 열리자마자 전날 대비 10% 가까운 하락세로 20만원대도 지키지못했다.
AI붐이 '피크 아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AI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왔지만 여전히 그렇다할 수익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기대 이하 실적을 내면서 우려는 더 커졌고, 전날 미국 나스닥이 폭락하면서 결국 시총 1400조원 규모가 증발했다.
메모리 수요 회복에 대한 회의도 크다. 메모리 시장 성장이 HBM 등 AI 서버에만 치중됐다며, 핵심 분야인 범용 메모리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는 이유다. D램과 낸드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상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심지어는 공급 과잉 전망까지 나왔다. 최근 AI 붐으로 메모리 업계가 감산을 멈춘데 이어 내년부터는 증산까지 계획하는 상황, 반면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전방 산업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탓이다.
평택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 제공=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 오히려 '공급 부족' 가능성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우려를 일축했다. 여전히 빅테크 투자 확대는 이어질 것이라며, 오히려 HBM 확대로 D램 공급 부족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D램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와 같은 내용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내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HBM이 D램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 가격도 올해 53%, 내년에 35% 추가로 상승하며 가파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HBM비중은 D램의 5%, 매출의 20%로 본다고도 덧붙였다. DDR5와 LPDDR5 등 고가 제품 보급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전방 산업도 꿈틀대고 있다. 당장 하반기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와 플립 6가 출시된 가운데, 구글 픽셀9 등 새로운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된다. 중국 브랜드들도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고 있어 메모리 용량도 더욱 늘리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올 초 투자 계획보다 규모를 늘렸다며, 하반기 저전력 메모리와 내년 범용 메모리까지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청주 M15X와 용인팹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투자에 상당 비중을 HBM에 쏟고 있는 만큼, 범용 메모리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뿐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최근 메모리 생산 증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공급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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